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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퀀트, 물리와 금융에 관한 회고"를 읽고

공대생 배기웅 2023. 7. 10.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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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퀀트, 물리와 금융에 관한 회고
저자 : 이매뉴얼 더만
출판사: 승산

분야를 막론하고 과학적 법칙을 탐구하려는 목적은 무엇일까? 그 목적은 바로 예지, 즉 미래의 예측과 통제에 있는 것이 분명하다. (p.15)

: 너무 옛날에 밑줄쳐서 왜 이 문구가 인상적이었는지 기억이 잘 안난다. 그래도 기억나는 만큼 끄집어내서 쓰자면..

회귀분석, 머신러닝, 딥러닝 모두 예측을 목표로 하는 방법론이다. 인간은 언제가 미래의 불확실을 두려워하며 최대한 불확실한 정도를 줄이고자 노력한다. 그러기에 위에서 언급한 여러 방법론들이 환영을 받으며, 앞으로 이러한 방향이 미래의 산업을 책임지지 않을까 한다

여기에 더 얹자면, 금융 분야에서 헷징과 리스크관리도 비슷한 맥락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작은 인풋으로 큰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혹시 모를 상황으로 발생하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도 중요해 보인다. 그러기에 보험 역시 주목할 만한 분야이며, 보험기술을 통해 미래의 예측, 불확실성의 최소화를 이루어낼 수 있지 않을까?

 

올스테이트의 위험관리 전략은 각 고객에게 웃돈을 부과하는 것으로, 웃돈을 모두 합쳤을 때 그 액수가 장차 화재가 있을 때 지불해야 할 것으로 추정되는 액수를 초과할 만큼으로 설정한다. 옵션 거래사의 위험관리 전략은 다르다. 이상적인 세계일 경우, 거래사는 자신이 판 것과 비슷한 아이비엠 옵션을 제3자로부터 사들임으로써 아이비엠 주가가 오를 위험을 상쇄시키되, 파는 값보다 더 싸게 사들임으로써 이익을 남길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거래사는 비슷한 옵션을 만들어낸다. (p.21)

: 보험과 옵션의 차이를 극명하게 나타내는 구절이 아닐까 한다. 보험은 기준을 세우고 그보다 더 많이 받아 이익을 내는 반면, 옵션은 기준보다 더 적은 가격으로 제3자를 사들여 위험을 상쇄한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보험이 옵션보다 돈을 더 벌 수 있는 방법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확하게는 잘 모르기에 더 공부해봐야 하는 부분.

 

나는 교수가 실수했거니 생각하고 아이하우스의 같은 층에서 지내는 에테를 찾아가 물어보았다. 그는 내게 교재의 둘째 장 마지막 부분을 보면 관련 자료를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일러 주었다. 나는 수업 중에 한 번도 다룬 적이 없는 주제를 가지고 문제를 낼 수도 있다는 사실에 잠시 실망을 느꼈다. 그때부터는 강의 메모만큼이나 교재 공부에도 신경을 썼다. (p.62)

: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 문구였다.

이 책을 읽다보면, 저자인 이매뉴얼 더만을 지나간 여러 인물들이 나온다. 학부 시절에는 별로 없었던 것 같고,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석사를 시작하면서 그의 곁을 지나간 교수, 학생들이 소개된다. 이제 석사를 시작하는 입장에서, 더만의 이러한 회고는 상당히 신선하였다. 나도 나중에 나의 대학원 시절을 회고하며 쓰게 될 사람들은 누가 있을지 기대를 안겨준 문구였다.

둘째로, 내 대학시절이 생각나 기록했다. 수업이 다가 아니라고 느끼게 해준 글로벌금융학과의 리스크관리. 관련 기초지식이 아예 1도 없는 상황에서 들었던 나는 당시 교수님의 설명이 너무 부족하다고 느꼈다. 어쨌든 공부는 자기 스스로 해야함을 느낀 그때가 생각이 나서 기록했다.

 

내가 이끌어 낸 새로운 공식에서 모순되는 부분은 없는지 모든 각도에서 철저하게 확인하기 전에는 절대로 신뢰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 던 것은 바로 그때였다. (p.89)

: 너무나 공감되는 문구라서 기록하였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특별히 연구는 냉철함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에 의심하는 작업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 3자의 태도로 상황을 바라보는 객관적인 자세가 동반되어야만 한다. 

학부시절 딥러닝모델을 학습시키고 결과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정말 크게 배웠던 내용이다. 공감되어서 기록함.

 

나는 박사 후 연구원 생활을 일종의 성직자 생활로 상상하고 있었다. ..... 연구원은 연구에 대한 재능으로 채용됐다. 할 일이라고는 오로지 자신의 흥미를 끄는 것 중 뭔가 개념적으로 가치 있는 대상을 찾아 연구하는 일 뿐이었다. (p.98)

: 연구자의 특권이자 의무라고 생각한다. 내가 하고 싶은 분야를 공부하고 연구하는 것.

 

한 가지 연구를 마무리 짓는 방법을 배웠고, 그게 여의치 않을 때에는 적어도 뭔가 출판할 만한 흥밋거리를 찾아낼 수 있었다. 한 가지 연구가 다음 연구로 흘러가게 들어가게 하는 것도 배웠다. 그리고 드디어 연구를 약간은 더 사업처럼 다루는 법을 배웠다. (p.115)

: 책에서는 풀어서 설명했지만, 나는 이를 통찰이라고 생각한다. 마무리 짓는다, 출판한다, 다른 연구로 연결짓는다, 이런 것들은 바로 내가 하는 연구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세월이 지난 뒤 퀀트가 되고 보니, 학자 생활보다 퀀트의 일상이 더 풍부하고 덜 고립되게 느껴졌다. 어떤 날이든 다른 퀀트와 이야기를 나누고, 이론을 읽고, 거래사와 업무를 처리하고, 소프트웨어를 작성하고, 고객과 대화하고, 영리하기는 하나 수학을 비교적 잘 알지 못하는 거래사들을 상대로 강연하며 어려운 개념을 설명하는 등의 활동이 일상적으로 이어졌다. (p.151)

: 퀀트의 이런 삶이 부러워서 밑줄을 친 것 같다. 나도 내가 원하는 공부를 하며, 관련 분야의 사람들과 교류하며 연구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총 평론 : 금융에 대한 통찰력을 얻고자 샀는데, 저자의 대학원, 그리고 월가에서의 생활이 중심이 되어 쓰여진 회고록이었다. 2년짜리 내 시야를 10년으로 늘리게 만들어준 방아쇠 같은 느낌을 받았다. 대학원이 단순 취업이나 병역특례를 위해 거쳐가는 관문이 아니라, 학문을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는 놀이터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받았다.

더 나아가, 사망률과 고장률이 어느정도 비례하듯이, 물리와 금융이 연결되어 있듯이, 학문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분야와 분야을 서로 접목시키려는 신선한 시각이 연구를 할 때 유용할 수도 있겠음을 느꼈다. 

추신) 이러한 형식의 독후감은 처음인데, 밑줄을 칠 때 그 근거를 바로바로 기록하지 않아 나중에 몰아서 기록하려고 할 때 그 근거가 생각나지 않는다. 귀찮을 수도 있으나, 여유가 된다면 바로바로 기록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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